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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ly

리버풀이 이겼다.

No Salah, no Firmino, no hope?

2019년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5월 7일의 기사 제목이었다. 리버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례적으로 '4강 2차전에 살라와 피르미누가 결장한다'는 발표를 했다.

마네, 피르미누, 살라의 쓰리톱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를 맞이했다. 이미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 누에서 3:0 패배를 당해 홈에서 4골 차로 이겨야 했다. 1점이라도 내줄 경우 5골이 필요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전 공격수가 둘이나 빠져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승점 94점을 기록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에게 승점이 뒤져있어서 역대 최다 승점의 준우승팀이 되기 일보 직전인데다, 챔피언스리그마저 기대할 수 없는 암울함 때문에 7일 밤, 여자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클롭의 인터뷰 또한 너무 마음 아픈 내용이었다.

 


남은 건 기적뿐.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이 일어나던 밤, AC밀란에게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준 상황에서 난 포기하고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밤 사이에 기적이 일어나 있었다.

이번에도 이런 기적을 꿈꿨다. 새벽 3시에 라인업을 확인한 후,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 모닝콜이 5번 울렸어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피곤했다. 아버지의 한 마디에 잠이 싹 달아났다.

'일어나라. 리버풀이 결승 갔다.'

꿈속에서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봤냐며 축하해주는 메시지가 쌓여 있었고, 이 경기를 놓쳤냐며 놀리는 사람도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아침.

출근길에 경기 하이라이트를 봤고, 경기 종료 휘슬 후 모두가 기뻐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을 지경이었다.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눈물이 날 거 같다고 말하니까 여자 친구는 웃어버렸다.

웃음이 자꾸 나와서, 너무 행복해서 하루 종일 웃고 다녔다.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다들 대박이라며 축하해주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날 보며 그렇게 좋으냐고 묻기도 했다.

근래 가장 행복한 하루, BBC 현지 해설이 했다는 멘트는 어제 기사와 비슷하면서 정반대였다.

No Salah, no Firmino, no problem. What a match, what a result!

이 날을 잊고 싶지 않다. 리그 우승은 여전히 힘들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기적처럼 올 시즌이 좋은 결과로 끝났으면 좋겠다. 2018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좌절했던 그 날의 쓸쓸함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Y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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