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건 우연이 아니다.
우연은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을 말하니까. 우연이라고 합리화 시킬 수는 없을 거다.
우연이라고 단정지으면 확실히 마음은 편해지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물론 약간의 운이 작용한 건 부정하지 않을게. 확실한 건 서로 자기 위치에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다는 점이지.
서로의 목적이 같았던 것 같지는 않지만. 우연이라고 단정지어 버리면 기분이 나빠.
내 노력이 없던 일처럼 느껴지니까.
뜨거움과 차가움이 서로 마주치면 한 쪽에게 마주쳤던 흔적을 남기겠지.
하지만 뜨겁든 미지근하든 차갑든 서로의 온도가 같기만 하면 서로에게 상처입을 일도 상처줄 일도 없을 거다.
그냥 서로의 온도를 확인하면서 온도 차이만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 맞춰주면 될 것 같다.
옛날, 나비 꿈을 꾼 장자가 "내가 장자 꿈을 꾼 나비인지 나비 꿈을 꾼 장자인지 모르겠다."며 결국 "나비도 장자도 결국은 하나다."고 결론을 내렸듯이 꿈같은 이 모든 일도 결국엔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가 저지른 하나의 에피소드인걸.
뭐 어차피 절대 잊지 못하겠지만.